아이 하나당 월 10만 원씩 주자!

totw 2016.04.08 00:19 조회 수 : 21

아이 하나당 월 10만 원씩 주자!

[복지국가SOCIETY] 국가가 보장하는 아동 양육 제도

 

내년 2017학년도 고등학교 입학생 숫자가 6만 명이나 감소한다고 한다. 예정된 일이었다.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1.21로 전 세계 190여 개의 유엔(UN) 회원국 가운데 홍콩(1.20)이나 마카오(1.19) 등의 도시 국가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그동안 적어도 매년 50만 명 선은 유지되다가, 현재 중학교 3학년이 태어난 해인 2001년에는 46만 명밖에 태어나지 않았다.

그 연령의 아동들이 초등학교 입학할 때는 교실이 남아돌고, 중학교 입학할 때 교사 숫자에 맞추어 학급당 학생 숫자를 줄인다는 등의 보도가 지속적으로 있었다. 이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3년 뒤에는 대학에 입학하면서 대학 정원 축소와 실질적 경제 활동 인구의 감소 등 이제 저출산 문제가 직접적으로 우리 국민에게 체감되기 시작한 것이다. 

2012년 국책 연구소인 육아 정책 연구원이 조사한 보육 실태 조사에 따르면, 영유아 가구 중 23.7%는 보육비 지원이 출산 계획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응답했다. 다른 연구에서도 저출산의 주요 원인으로는 1) 육아와 교육에 대한 부담, 2) 취직과 고용 유지에 대한 어려움, 3) 양육 지원 시스템의 미비 등이 꼽혔다. 즉 우리나라 저출산의 상당 부분은 '육아 지원 제도의 미비'에 기인한다. 

심각한 저출산, 양육 지원 책임 서로에게 전가? 

사태가 이러함에도 벌서 몇 년째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는 누리 과정에 대한 비용 부담을 두고 다투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대통령을 배출하고 내각을 장악한 집권 여당과 지방 교육청 교육감들의 성향이 달라서 더욱 심각하게 부각되는 듯하다. 그러나 국민의 입장에서는 중앙 정부가 부담하든 지방 정부가 부담하든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다만 이렇게 심각한 저출산 국가에서 아직도 보육 예산으로 다투고 있다는 것이 기가 차고 안타까울 뿐이다. 이제 이러한 소모적인 논쟁은 그만할 때가 되었다. 
 

ⓒ청와대


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야당이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누리 과정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매우 간단하다. 영유아 보육법과 유아 교육법 등 관련 법률에 "양육은 국가의 책임으로 한다"라는 한 조항만 넣으면 된다. 여당은 증세하기 싫어서 유승민 의원을 내치면서까지 그 법안을 못 한다고 치더라도, 야당이 이 법안을 당론으로 제출하지 않는 이유는 참 이해하기 힘들다. 언론도 이렇게 간단한 해법을 두고 갈등의 복잡한 내용을 상세하게 보도하는 데 급급하지 갈등의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이번 총선을 통해 누리 과정의 비용 문제는 정리하고 넘어가자. 각 정당에 법안의 개정에 찬성하는지를 투표와 연동시키면 될 일이다. 찬성하는 후보만 당선 운동을 한다면, 저절로 이 문제는 20대 국회가 시작되자마자 해결될 것이다.

누리 과정만이 문제가 아냐…이제는 보육의 질 

문제는 현행 보육 예산의 부담에만 있지 않다. 국민이 진정 원하는 것은 안심하고 믿고 맡길 수 있도록 보장하는 보육 서비스의 질적 개선이다. 어린이 집에 CCTV를 아무리 달아도 아동 학대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도 않고, 우리 아이들에 대한 돌봄 서비스의 질이 나아지지도 않는다. 교육과 마찬가지로 대인 서비스를 기본으로 하는 육아 지원 서비스에서는 보육과 유아 교육에 종사하는 교사의 질적 수준과 교사의 숫자가 더 근본적으로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급속한 육아 지원의 양적 확대에도 불구하고 공공 인프라, 평가 인증, 교사 지원 등 서비스의 질적 수준 개선을 위한 투자는 절대적으로 미흡했다.

현재 국공립과 민간 어린이집의 상당수 보육 교사는 비정규직이다. 보육 교사의 1인 1일 평균 근무 시간은 9.28시간인데도 시간 외 수당을 지급하는 곳은 24%에 불과하다. 또한 보육 교사의 기본 급여는 월 평균 약 131만 원이고, 민간 보육 시설 보육 교사의 임금은 122만 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보건복지부, <2012년 전국 보육 교사 실태 조사>). 2016년 보건복지부의 보육 교직원 인건비 지급 기준에는 보육 교사의 월 지급액이 156만 원으로 되어 있지만, 시간 연장 근무에 휴일 근무까지 해도 실 수령액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교사 대비 아동의 숫자도 여전히 높다. 우리나라 보육 교사 숫자는 경제 협력 개발 기구(OECD) 평균보다 연령에 따라 2배 내지 5배나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교사가 과중한 업무를 할 수 밖에 없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육아 지원에 국가가 돈을 써야 한다. 육아 지원 서비스의 질이 개선될 수 있도록 교사 숫자를 늘리고, 교사의 처우를 개선하고, 근무 시간을 정상화하면서 평가 인증 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육아 지원 시설 중 공공 시설이 너무 적다는 것도 문제다. 보건복지부의 조사에서도 우리나라 공공 육아 지원 시설 수용률은 OECD 평균인 68.6%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보건복지부, 2014 보육 통계). 신설뿐 아니라 공동 주택 내 의무 보육 시설 국·공립화, 민관 연대를 통한 기부 채납과 운영비 지원, 민간 시설의 인수 후 전환, 가정형 어린이집의 확대 개편 등 다양한 방식의 적극적인 국공립 시설 확대가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민간 어린이집에 대한 정부 지원과 평가 인증제 연계, 퇴출 시스템 구축, 학부모 운영위원 및 감독관 제도 도입으로 민간 어린이집의 공공화와 평가 강화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제는 보육 문제를 국가적 위기로 인식하고 국가가 양육의 책임을 공유하는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국가가 출산 책임져야  

현행 출산·육아 휴직 제도는 피보험 기간이 180일 이상인 임금 근로자 등 고용 보험에 가입한 근로자만을 대상으로 한다. 비정규직이나 일용직, 파견 근로자들은 대상이 아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노동 문제로도 시급하지만, 저출산 문제에서도 시급하다. 지금처럼 심각한 저출산의 비상시국에서는 여성 근로자들부터라도 우선적으로 국가가 고용 보험에 대한 특례 조항을 두어서라도 육아 휴직과 출산 휴가를 보장해야 한다. 통상적인 상황이라면 점진적인 정규직 확대와 파파 휴직제나 남성 육아 휴직 할당제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겠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적극적인 모성 보호를 넘어 모성 우대 정책을 시행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연합뉴스

직업으로 학교 교사를 선호하는 이유는 점심시간까지 포함해서 실질적으로 8시간 근무가 보장되고 방학이 있는 점도 있지만, 출산하면 기간제 교사를 통해 확실한 육아 휴직이 보장되는 것도 큰 이유다. 교사가 된다면 기간제 공무원을 채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고 공무원이 된다면 기간제 공기업 직원을 채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기간제라서 또 하나의 불평등과 고용 불안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여성 고용 지원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고용 보험에 "(가칭) 가족 보장" 급여를 신설하여 근무하는 여성의 육아와 출산에 대해 추가로 드는 인건비를 국가가 지원할 필요도 있다. 즉 가임 연령의 여성을 고용하면 상시적으로 추가적인 여성 고용이 가능하도록 고용 보험에서 지원하자. 그래야 여성 직원이 마음 놓고 출산 휴가나 육아 휴직을 다녀올 수 있고, 기업도 추가적인 부담이 없도록 하여 여성들이 당당하게 출산 휴가와 육아 휴직을 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자.

이제라도 아동 수당 도입해야  

세계 190여 개 국가 중에 가장 출산율이 낮은 우리나라에서 또 하나 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아동 수당 제도이다. 물론 육아 지원 서비스를 통해 직접적으로 보육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 사회 서비스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육아에 드는 추가적인 부담을 국가가 일부라도 나누어진다는 의미에서 이제는 아동 수당 제도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아야 한다. 적어도 분유 값이나 기저귀 값, 어린이 동화책과 어린이 옷, 장남감 등에 드는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양육 수당은 기존의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는 가정에 대해 지급함으로서 빈부 격차와 보육 서비스에서의 차별을 조장하는 등 문제가 많았다. 양육 수당은 이제 보육 이용과 상관없이 모든 아동에게 지급되는 아동 수당으로 통합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만 5세 이하 전체 아동에게 월 10만 원씩 아동 수당을 지급하되, 시작 연도를 정해 앞으로 태어나는 모든 아이들을 대상으로 연차적으로 지급을 확대하는 방안이나, 기존의 둘째 아이부터 시작하여 점차 지급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 등 다양한 방안이 가능할 것이다.

국가가 책임지는 아동 양육의 제도화  

물론 이러한 정책들의 구체적인 시행 순서나 우선순위는 국민적 합의를 통해 조절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정책들은 소요 재원 확보와 연관해 추진해야 한다. 다만, 이제 저출산 문제 해결은 우리 앞에 성큼 다가 온 구체적인 실체이므로 더 이상 회피하거나 미룰 수 없다.  

지난 10여 년 동안 정권을 바꾸어 가면서 출산 지원 정책은 많이 변했고, 연구도 상당 부분 진척되었다. 세부적인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이제 적극적인 증세 정책을 펴고 적극적인 육아 지원 정책에 투자를 하지 않고서 미래를 기대할 수는 없다.

이번 총선에서 각 후보들에게 적극적인 육아 지원 정책에 대해 물어보자. 그리고 이들 정책을 위해 필요한 재원의 조달 방안에 대해서도 확인해 보자. 이 두 가지를 거부하거나 회피하는 후보라면 필경 사기꾼이거나 무책임한 인간일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후보들의 옥석을 가리는 또 하나의 기준은 적극적인 육아 지원 정책에 대한 입장의 차이가 되어야 한다.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34974&ref=nav_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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