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국가당' 이상이 후보
"정의당도 천정배도 대안 아닌 이유는..."

[Produce 300] 스웨덴 꿈꾸는 남자, 이상이의 이상은 이루어질까

 

 [Why? 이상이]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다.
사람들도 변한다. 생각이 바뀐다. 생각이 바뀌니 제도에 대한 평가도 달라진다.

국민건강보험은 2000년 통합될 때 '빨간색' 딱지가 붙은 채 시작됐다.
이를 주장했던 사람은 사회주의자로 몰렸다.
17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이를 폐지하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리고 16년의 시간이 흘렀다.
현재 국민건강보험은 16년 전과 정반대의 대접을 받고 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 미국 대통령도 언급할 만큼 성공적인 공적보험의 사례가 됐다.
'빨갱이 제도 아니냐'며 반대하던 국민들은 이제 건강보험 민영화를 반대한다.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지금 복지국가는 논쟁의 중심에 있는 개념이다.
어떤 이는 시기상조라 말하고 다른 이는 불가능하다 말한다.
그런데 복지국가를 전면에 내세우며 총선에 뛰어든 이가 있다.
16년 전 국민건강보험 통합을 주도한 사람 중 한 명인 이상이 후보다.
또 다른 '10년 후의 변화'를 꿈꾸며 마포갑에 출마한 그를 만났다.

PRODUCE 300의 네 번째 주인공, 서울 마포갑에 출마한 복지국가당의 이상이 후보다.

선거, 유권자가 면접관이 되는 시간
'모비딕 프로젝트'가 면접관의 자세로 이상이 후보를 만났다. 서류전형, 인적성검사, 최종면접을 거치며 그의 목소리를 담았다.


1단계. 다시 쓰는 이력서_교수 이상이의 이력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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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이 후보 이력서
ⓒ 갈릴레이 서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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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인생 바이오리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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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이 후보 인생 그래프
ⓒ 갈릴레이 서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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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 후보는 지체장애인이다. 네 살 때 버스에 치여 오른쪽 무릎을 다쳤다. 그 때문에 성장판이 망가져 오른쪽 다리가 휘었다. 어린 이상이의 자존감도 꺾였다. 낮은 자존감을 메꾸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고 그 덕에 의대에 진학했다.  자신처럼 힘든 청소년기를 보낸 사람들을 보듬어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정신과 의사를 꿈꿨다. 하지만 학생운동에 투신하며 병원에서 하얀 가운을 입는 대신 시민단체에서 보건의료정책의 개선을 외쳤다.

국민의 정부에서 참여정부로 이어지는 2000년대는 이상이 후보 인생의 황금기였다. 2000년에 제주대 의대 교수로 부임하며 안정적인 소득이 생겼다. 수많은 직함이 그의 이름을 수식했다. 꿈꾸던 것들을 실현할 기회도 얻었다. 1997년에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되며  새정치국민회의 보건의료정책전문위원으로 위촉됐다. 그 때 국민건강보험 통합과 의약분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장이 됐다. 그의 나이 만 40세의 일이었다.

황금기에도 그늘은 있었다. 2001년 이 후보는 홍제동 대공분실로 잡혀갔다. 진보의련(진보와 연대를 위한 보건의료연합) 사건이었다. 그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이 후보는 그 때를 회상하며 "조사 자료가 내 키만큼 쌓여 있었다"고 말했다. 누구와 만나 무슨 이야기를 나눴고 어느 음식점에 갔는지 본인도 기억을 하지 못하는 사적인 내용이었다. 사회보험의 확대를 주장하는 이들에게 '빨간 딱지'가 붙던 시절이었다. 이 후보는 7년의 공방 끝에  2007년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인생의 안정기에 이 후보는 복지국가소사이어티를 설립했다. 지금으로부터 10 여년 전 일이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는 무상급식 등 보편적 복지 의제를 제공한 싱크탱크 겸 시민단체다. 시민단체 활동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낀 이상이 후보는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새로운 정당을 만들었다. 복지국가를 전면에 내세우는 복지국가당이다. 이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복지국가당의 유일한 후보다.


3. 실무면접

정의당, 무늬는 비슷하지만 알맹이는 다르다
 



정의당은 강령에서 '복지국가 건설'이 당의 목표임을 밝히고 있다. 그 세부내용 또한 보편적 복지, 소득 주도 성장,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 등 복지국가당의 정책과 큰 차이가 없다. 이상이 후보도 이를 인정했다. 그러나 정치적인 맥락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정의당이 선전할 수 있다면 복지국가당이 만들어질 필요가 없었다"고 밝혔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당시 민주노동당은 10석을 차지했다. 이는 단일 진보 정당이 얻은 가장 많은 의석수다. 이후 종북논쟁, 진보신당 분당 사태 등을 거치며 진보 정당의 지지율은 하락했다. 현재 정의당의 의석수는 5석이다. 이 후보는 이 같은 진보 정당의 축소세에  "운동권 엘리트 정당의 한계를 보여준 것"이라며 "대기업 생산직 노조 중심"이라 덧붙였다.

복지국가당에는 그가 말하는 소위 '운동권 엘리트'가 없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를 중심으로 한 전문가와 평범한 시민으로 구성돼 있다. 이상이 후보는 평범한 시민을 가리켜 "노동운동을 해 본 적이 없으며 노동조합에 가입한 적도 없는, 구멍가게 아저씨와 아주머니 같은 사람들"이라 표현했다. 그는 평범한 시민이 중심이 되는 정당을 만들기 위해 오랜 인연을 지닌 천정배 의원과도 결별했다. 지난해 4·29 재보궐에서 천 의원을 공개 지지할 정도로 두 사람은 각별한 사이었다. 천 의원과 다른 길을 걷게 된 이유에 대해 "천 의원이 전라도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지역당(국민회의)을 만들려 했기 때문"이라고 이 후보는 밝혔다.

동아시아의 스웨덴을 꿈꾸며

 



복지국가당이 추구하는 정책은 '역동적 복지국가'로 요약된다. 이상이 후보는 생소한 개념에 대해 "성장 엔진을 탑재한 복지국가"라고 정의했다. 스웨덴은 그가 생각하는 역동적 복지국가의 모델이다. 이 후보는 "스웨덴은 보편적 복지를 통해 모든 국민에게 균등한 기회를 보장하고 인적자원에 투자하는 적극적 복지로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이끌었다"며 "이를 바탕으로 공정한 경제 질서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공정한 경제 질서란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시장에서 도태되고 반대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라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면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을 뜻한다. 공정한 경제를 통해 얻은 성과물은 다시 보편적 복지로 사회에 환원된다. 성장과 분배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다.

인터뷰 동안 스웨덴이란 단어가 50번 가까이 나왔을 정도로 이상이 후보는 스웨덴의 열렬한 '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현재와 같은 거대 양당 제도 하에서는 우리나라와 스웨덴이 같은 길을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 예상한다. 스웨덴은 20세기 초만 해도 전 국민의 3분의 1이 이민을 떠날 정도로 가난한 나라였다. 그랬던 스웨덴이 복지국가로 탈바꿈 하게 된 것은 사민당 덕분이다. 스웨덴 사민당은 노동자의 강력한 지지를 얻어 원내에 진출해 농민당과의 연정을 통해 집권했다. 이는 스웨덴의 정치구조가 비례대표제를 바탕으로 한 다당제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상이 후보는 "우리도 극단적인 양당 대립구조에서 벗어나 다당제 합의제 민주주의로 나가야 복지국가를 이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지 점수는 50점 이하"

 



이상이 후보는 복지국가 담론에서 빼놓지 않고 언급되는 연구자 중 한 명이다. 그가 생각하는 역대 정부의 보건의료 및 복지 정책의 점수는 몇 점일까. 먼저 김대중 대통령에게는 100점을 주었다. 국민건강보험 통합, 의약분업, 국민기초생활보호제도, 국민연금 의무가입 등 현재 운용되고 있는 정책을 처음으로 도입한 공로를 인정해서다. 그는 특히 국민기초생활보호제도를 "빈곤의 패러다임이 바뀐 사건"이라 평했다. 이전까지 저소득층 지원은 국가의 시혜였다.  국민기초생활보호제도는 이를 국민의 권리, 수급권으로 명시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이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 때문에 복지에 힘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소득 양극화와 실업률 상승에 대한 대책으로 사회 안전망을 확충했다는 것이다.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대통령은 현 박근혜 대통령이었다. 이상이 후보는 "반(反)복지 정권이었던 이명박 대통령이 60점이라면 공약을 어긴 박근혜 대통령은 50점 이하"라고 말했다. 의료민영화와 규제완화를 외쳤던 이명박 대통령은 차라리 솔직했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복지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GDP 대비 복지지출 비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한국의 GDP 대비 사회복지지출 비율은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다. 2013년엔 32개국 중 31위, 2014년엔 28개국 중 28위를 차지했다.  이 후보는 증세 없는 복지가 허구라는 사실을 국민에게 알리고 증세를 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이상이 후보가 생각하는 가장 최선의 전략은 '정직'이다. 그는 복지국가당이 원내에 진출한다면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복지국가를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에 세금 더 내야한다"고 설득하겠음을 밝혔다. 대신 단계적으로 상위 10% 고소득자부터 시작해 중산층과 서민으로 증세 범위를 넓히겠다는 것이 복지국가당과 이상이 후보의 구상이다. 소득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는 스웨덴에서는 조세 저항이 낮다. 자신이 낸 세금을 복지로 돌려받기 때문이다. 이상이 후보는 "사회안전망이 확충되고 인생의 삼모작이 가능한 사회의 비전을 제시한다면 국민들도 기꺼이 세금을 더 낼 용의가 있을 것"이라며 국민을 설득할 것이라 말했다.

 


 

 

덧붙이는 글 | "후보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습니까?" 소수 정당의 후보가 단 한 명의 국민을 대변한다더라도 그 후보는 조명 받아야 합니다. '갈릴레이 서클'이 기획한 <모비딕 프로젝트>는 기성언론이 비추지 않은 구석 정치를 비춥니다. 우리의 발칙하고 빛나는 생각들을 기대해주세요.

 

#갈릴레이 #마포갑 #복지국가당 #이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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