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을 악용하는 열정페이, 이제 그만

 

우리나라 청년들은 고달프다. 좋은 일자리를 찾느라 취업이 늦어지면 도전 의식이 없다고 비판 받고 혹여나 열정을 가지고 뭐라도 해보려고 하면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열악한 근로조건 하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한다. 지난 24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청년 열정페이의 특징과 시사점’에 따르면 지금 취업상태에 있는 청년 노동자 6명 중 1명(17%)이 최저시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열정페이’를 받으면서 일하고 있다고 한다.

 

유명 디자이너 이상봉 사건 등 열정페이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지난 2월부터 고용노동부가 ‘열정페이 근절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실시하고 있지만 현장 체감도는 낮다. 지난 3월 이데일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전히 10명 중 8명이 열정페이에 대한 경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응답자의 64%는 정부 대책에 대해 불신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시간제 일자리를 비롯한 각종 비정규직을 늘려 열정페이의 일자리를 대폭 증가시킨 주범이기 때문이다. 이는 박근혜 정부 들어 전체 청년임금근로자에서 열정페이 청년 비중이 계속해서 증가해왔다는 데서도 알 수 있다(2011년 12.3% -> 2015년 17%).

 

뿐만 아니라 가이드라인의 실제 내용을 보면 불신은 더 커진다. 열정페이의 근본적 문제인 교육·경험 명목의 저임금 일자리에 대한 개선 없이 인턴의 비중과 기간, 근로조건 등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게다가 이마저도 업종별 규모별 특성을 고려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따라서 기업들로는 여전히 ‘일경험 수련생’ 이라는 명목으로 저임금 노동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정부의 대책이 저임금 노동 착취라는 본질을 비켜간 채 땜질식 처방에 급급하면서 청년들의 열정은 기업들의 인건비 절감을 위해 악용되고 있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사회, 헬조선에서 그래도 무언가 해보려는 청년들의 가느다란 희망마저 정부의 방치와 기업의 탐욕 속에서 사그라들고 있다.

 

열정페이를 없앨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서도 우선순위로 지적하고 있듯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열정페이로 착취당하고 있을 청년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의 현실화 및 준수, 근로조건의 보호를 제공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향후 이들이 일한 만큼의 정당한 대가를 받고 안정적인 고용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로 이어진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장하는 것이다.

 

청년실업 100만 시대의 우울한 봄날, 정치권은 앞다투어 청년일자리를 몇만 개, 몇십만 개 창출하겠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세우고 있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63만명의 열정페이 청년근로자들의 심정은 어떠할까. 그들이 만들겠다고 하는 일자리가 부디 청년들의 열정을 갉아먹는 또다른 형태의 열정페이가 아니라 떳떳한 한명의 사회인으로서 청년들이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일자리이길 기대한다.

 

 

2016년 4월 25일

 

복지국가당 사무총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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