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원내대표의 합의를 환영하지만 갈 길은 제대로 정하자

 

지난 4월24일, 주요 3당(더불어민주당, 새누리당, 국민의당)은 국회에서 원내대표 모임을 열어 민생‧경제 법안과 무쟁점 법안 등을 우선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현 19대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법안이 1만개를 넘어서고 국회 역사상 법안가결률이 꼴지인 것을 고려하면, 문을 닫기 전에 입법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하니 우선은 크게 환영할 일이다. 더군다나 지난 4월13일 총선의 결과가 정부와 여당으로 하여금 민생법안에 대해 관심을 갖게 만드는 효과를 보이고 있어서 더욱 그러하다. 역시 투표는 잘하고 볼 일이다.

 

현재 3당 간 쟁점이 없는 법안은 93개로, 일명 신해철법이라고 불리는 의료사고 시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의 조정에 관련된 법과 독립유공자의 예우에 관련된 법 등이 대표적이다. 이 법안들은 쟁점이 없기에 이번 회기 내에 통과하는 것은 별 무리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각 정당이 중점법안으로 제시한 법안들은 서로 간에 이견이 커 협상결과가 나오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 중점법안들 중에 합의가 가능해 보이는 법안은 청년고용촉진법, 규제프리존법, 신해철법 등이다. 신해철법은 별다른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규제프리존법은 특정 전략업종을 지역별로 배분‧육성하기 위해 마련된 법안으로 해당 지역에서 전략산업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세제 등의 혜택을 주는 내용이 담겼다. 이 법안도 회기 내 통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만, 스마트 헬스케어 사업(강원도)과 화장품(충청북도)의 경우, 지역 장의업계와 이∙미용업계 소상공인들이 대기업의 진출가능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특히 해당지역을 넘어 전국이나 수도권으로 파급될 수도 있기 때문에 충분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

 

청년고용촉진법은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의 청년고용할당률을 현행 3%에서 4-5%로 높이고 일정 규모 이상의 민간기업에도 부과하는 게 핵심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상향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별다른 차이가 없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민간기업에 청년고용의 할당을 강제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청년고용촉진법은 현재의 청년실업을 고려한다면 청년고용할당률의 상향정도가 최대한 확보되어야 하고, 민간기업에도 강제할 필요가 있다. 정부여당이 한발 물러서야 하는 것이다.

 

노동4법의 경우, 19대 국회에서 정부‧여당이 추진한 경제활성화법 가운데 여‧야간 이견이 가장 컸던 법안 중 하나이다. 특히 파견법이 문제의 핵심이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파견법을 제외한 노동3법은 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새누리당은 4개 법안을 패키지로 한꺼번에 통과시켜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그 동안 여러 문제들이 제기된 파견법은 당연히 폐기되어야 한다.

 

파견법과 더불어 문제가 되었던 것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다. 특히 쟁점은 보건·의료부문의 포함 여부에 있다. 더민주당 김종인 대표의 측근이 지난 20일 의료부문 포함을 주장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더민주당은 반대의견이 확고하다. 또한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의료영리화는 반드시 막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더욱 어려워 보인다. 이제 정부‧여당은 보건의료부문에 대한 집착을 확실하게 버려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당은 파견법이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같이 견해 차이가 큰 법안은 20대 국회로 넘기자고 한다. 하지만 이 법들은 다음 국회로 넘어갈 것이 아니라 현 국회에서 사장되어야 할 법안이다. 그 동안 국론을 분열했던 법안이 20대에도 그대로 논의되는 것은 오히려 불필요한 데에 에너지를 쓰는 것이다. 정부‧여당은 이번 총선의 결과인 자신들에 대한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여 이 법안들을 자체 폐기해야 한다. 그리고 20대 국회에서는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보다 건설적인 내용들을 가지고 논쟁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

 

2016년 4월25일

 

복지국가당 사무총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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